오유지족의 날, 입춘 법문

대중법문 조회 수 3356 추천 수 0 2017.02.15 12:14:53

입춘이라는 것은 우주의 생명기운이 오늘로 해서 눈에 보일 정도의 상태에 왔음을 인지하라는,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불법의 가치가 여기서 드러나게 되는 겁니다.
오늘 매화꽃이 피기위해선 지난겨울에 혹독한 추위, 그 동토의 땅에서 피어나는 고통과 엄동설한 속에서의 움츠림, 그것을 통해서 생명이 피어나는 것을 보게 되는 것이죠.

이 얘긴 뭘 뜻할까?
우리 눈에 안보이고 느낄 수 없었는데도 얼어붙은 땅, 그 밑변에는 엄청난 생명력이 활동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요쯤 돼서 개울을 옆으로 끼고 걷다보면 무슨 소리가 들립니다. 계곡에서 쪼개지는 소리가 들리죠? 괴물의 괴성 같은 소리가 들리실 겁니다. 그게 얼음 갈라지는 소린 줄 다 아실 겁니다. 쩍쩍 갈라집니다. 자연은 활동하고 있는 겁니다.
입춘은 그만큼 게으르기 쉽고 둔하기 쉬운 우리자신에게의 경고장입니다.
오늘 이 순간에도 엄청난 생명이 움트고 있고, 오늘 이 순간에도 위대한 생명의 결과가 우리 앞에 맺어지고 있는데, 우리는 자꾸만 그 결과는 외면하기 바쁘고, 지나간 삶 돌아보기 바쁘고 앞으로 다가올 것을 두려워하기 바쁘다는 것이죠.

조상들이 수많은 대문에 붙였던 ‘입춘대길(立春大吉)’이란 말을 생각하게 됩니다.
입춘대길이란 말은 그날부터 시작해서 큰 기운이, 길한 기운이 우리에게 몰려올 거라 생각하는데, 저는 그것이 굳이 필요 없다는 거죠.
오늘 여러분들에게 나눠드린 ‘오유지족(五唯知足)’이란 말이 왜 중요한가?
입춘대길을 기다릴 만큼 우리는 가난한 사람이 아니라는 겁니다.
대길(大吉)의 주인공이 그것이 길함을 모르면 흉이 되는 겁니다. 아무리 길한 기운을 타고 난 사람도 그것을 쓸 줄 모르면 그것은 흉하게 되는 것이죠. 흉가라는 것은 그 기운을 이기지 못하는 사람이 살 때 그곳은 흉가가 되는 겁니다.
이 세상의 수많은 기운은 우리들을 살려주고 있습니다.
부모님이 우리들을 살려줬고 세상만물이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들을 키워주는 것을 모르고 그 기운을 받아들일 줄 모르다면 우리 스스로가 그것들 속에서 파멸될 뿐이죠. 그러니까 길한 기운은 객관적 실체가 아니라 주관적 입장에서 받아들일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는 겁니다.

우리 스스로가 대길의 주인공이냐 아니냐를 선포하는 날이 오늘인 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알고 보니까 이미 갖췄더라! 부족함이 없는 것 속에서 이미 갖추고 있더라는 것이죠. 그래서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얼어붙은 땅 속에서도 기적같이 새싹이 돋아납니다.

위대한 생명력에 대해서 우리는 과연 자신의 가치를 얼마만큼 긍정하는가?
입춘날 되면 전국에 부적이 날라 다닙니다. 그런데 부적을 조치할 정도로 우리 생명이 약하냐는 겁니다. 우리 생명에 대해서, 자기가 갖고 있는, 아까 제가 그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아무리 큰 기운이 나에게 와도 그 기운을 내가 받아들이지 못하면 흉이 된다고 했습니다.
부적을 통해서 설사 복이 온다고 합시다. 그 복을 받아들일 그릇이 없다면 그것은 썩은 물이 돼 버리는 겁니다. 복전(福田)으로서의 자기 자신의 삶의 가치를 모르는 사람에게 있어서는, 세상에 없는 복을 가져다줘도 그 사람에게는 구정물보다 못한 겁니다.

부처님은 말씀하십니다.
‘나는 다만, 오직 만족된 것만을 안다.’
이 얘기는 ‘우리에겐 오직 부족함이 없다’는 겁니다.
생명 그 자체에는 부족함이 없되, 조건에 있어서는, ‘나’라는 자리에선 가끔 확인이 안 될 때가 있습니다. 돈이 부족해 보입니다. 건강이 좀 부족해 보입니다. 인간관계가 부족해 보입니다. 또 심리적 안정이 부족해 보입니다. 하지만 나라는 사람이 측정하다보니 부족을 느낄 뿐이지 ‘생명 그 자체에는 본래 부족이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여기서 분명한 하나의 패턴을 인식하게 됩니다.
뭐냐? 어떤 조건이 갖춰질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먼저 자기 생명을 대 긍정하라’ 이겁니다.

입춘 날!
우리가 혹시나 잊어먹고 외면했던 나의 생명의 가치에 대해서, 오늘 새삼 돌아보자는 겁니다. 그래서 입춘대길이란 말은 이미 입춘대길의 주인공이 우리 자신이란 겁니다. 내 자신이 입춘대길의 주인공이기 때문에 써 부칠 것도 없다. 모자란 것을 채워서 만족되는 것이 아닙니다.
만족된 것을 드러냈을 때 오히려 만족된 것으로 나에게 다가온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운명전환의 날입니다.
사실은 운명전환이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할 것은 없습니다. 왜? 본래부터 부처생명이니까.
하지만 부처생명이 부처생명가치를 못 누렸을 때, 오늘로 해서 우리는 어떻게 합니까?
본래 부처생명으로 태어났기에 나에게 부족함이란 본래부터 없다.
나에게 부족함이 없는 것인데, 가끔씩 나에게 못난 생각이 들더라, 그림자가 다가오는 것 같더라.
이 때 우리는 어떻게 합니까?
내 부족하지 않은 부처생명 자리를 드러나게 하면 되는 겁니다.
그것을 보충해서가 아니라, 본래부터 완전무결한 우리 부처생명 자리가 빛나도록 내버려두자.

그렇기 때문에 이 ‘입춘대길’이란 말은 결국 ‘운명전환’이란 말과 다를 게 없습니다.
못난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나 내가 어떤 이웃사람 땜에 속상했습니다.
또 있다 보니까 내가 물질적으로 곤궁해 보일 때가 있습니다.
그런 모든 것들이 알고 보면 내 생명가치보다는 조건을 앞세운 그림자더라. 
우리는 봐야 됩니다. 그 생명가치를 봐야 됩니다.
그 생명가치가 무한함을 봐야 됩니다.
그 무한한 생명가치가 이미 완전히 갖춰졌음을 봐야 됩니다.
 
우리 모두 이 입춘날로 해서, 나로부터 운명전환이 이뤄지니, 내가 바뀔 때 우리 주변이 바뀔 수밖에 없다. 내가 나의 생명가치를 바라보듯이 주변의 생명가치를 새삼 바라봅시다.
내 생명을 바라볼 때, 나와 만나는 모든 인연들을 새삼 ‘생명가치로 바라보자’


오늘로 해서 새삼 결단합시다.
오늘 주변에 법회 끝나고 나서, 나가셔서 버스기사, 지나가는 행인, 모든 사람들을 새삼 바라보십시오. 그랬을 때 나뭇잎이 새삼 그 안에서 새싹이 돋아난 걸 보실 거고, 또 꽃잎이 어디서 돋아난 것을 목격하시게 되실 겁니다.
천지 기운은 나로부터 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주인공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멈칫 없이 과감히 살아갑시다.
걱정 없는 삶, 부처님께 귀의해서 모든 것이 그늘 없는 밝음의 삶으로 살겠다라고 결심하니 이제부터 걱정할 게 하나도 없다.
우리 모두가 함께 찬탄하시고, 격려하시고 감사하는 날이 되시길 축원 드리겠습니다.
나무아미타불!


                                                                                     <문사수법회 여여법사님 법문>



오유지족P1490843.JPG


<오유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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