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의 밑변에는 자신의 능력으로 살고 있다는 의중이 짙게 깔려 있군요. 허나 과연 그렇기만 할까요?

우선 지금 살고 있는 이 땅은 나만이 사는 터전이 아님을 명심해야 합니다. 좁게 보자면 집이고, 넓게 보면 마을이나 사회 그리고 국가나 세계가 됩니다. 그리고 우리는 땅에서 나는 식량을 먹고삽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이 땅은 살아 있는 모든 생명들의 공동 밥그릇입니다. 동시에 세상과의 인연이 다할 때 삶을 마감하는 공동묘지와 같은 곳이기도 합니다. 이 땅은 모든 생명의 근거지이며 회향처인 것입니다.

이와 같이 자기 삶을 영위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조건화된 내가 따로 있어서 혼자의 힘만으로 먹고살 수는 없습니다. 누군가 농사를 지어주고, 누군가 차 운전을 해주고 있는 가운데 살려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염불행자가 어찌 가만히 있겠습니까? 다 함께 뜻을 음미하며 큰소리로 발원합시다. “원하오니 지금 하는 염불의 공덕, 나와함께 모든 중생 두루 하오니, 극락정토 아미타불 친견하여서, 모두 함께 부처님생명으로 살아지이다.”

살아가는 공덕 중에서 본래부터 내 것이라고 주장할 근거는 어디서도 찾을 수 없습니다. 세상에는 내 것이라고 주장할 만한 어떤 것도 머물지 못합니다. 만약 있다면 그것은 고인 물이 썩는 원리와 같이 생명이 활동을 하지 않기 마련입니다.

살려지고 있는 은혜를 떠올려본다면, 이를 어떻게 갚을까만을 생각하게 됩니다. 따라서 실로 자신이 무엇인가를 이루었다는 공덕이 눈꼽만치라도 있다면 재빨리 회향해야 합니다. 해서 혹시나 영광된 자리에 올랐다면, 그것은 나의 것이 아닙니다. 세상이 부여한 권한이므로, 얼른 회향을 해서 세상 사람들이 살기 좋게 만들어야 합니다. 쓸모없던 땅이 값이 튀어서 일확천금의 기회가 왔다고 해도, 그것은 내 돈이 아닙니다. 세상이 나에게 잘 쓰도록 위탁한 것이므로, 그 돈을 가지고 인연 지은 분들에게 회향해야 합니다.

나의 힘만으로 가능한 것은 전무(全無)한 게 진실입니다. 식탁에 오르는 밥 한 톨이 입에 들어오는 것으로부터, 자신의 것이라고 여겨지던 몸뚱이 즉 시체가 처리되는 과정마저도 남의 힘을 빌려야합니다. 사람만이 아닙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까지 기꺼이 동참하고 있기에 말입니다.

사는 것이 아니라, 살려지고 있는 게 삶의 진상입니다. 그러므로 어떤 공덕일지라도 나의 소유가 될 수 없습니다. 설령 자신이 노력한 결과로서 공덕이 생긴 것으로 보일지라도, 나를 살리는 은혜에 비한다면 천 분의 일도 만 분의 일도 되지 못합니다.

따라서 “내가 내 힘으로 수행한다”고 주장한다면, 이는 엄청난 착각에 사로잡힌 것입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가르침은 그냥 지나가는 말이 아닙니다. 살려주고 계시는 모든 생명들을 빼놓고는 그나마 염불마저 할 수 없습니다. 염불을 한다는 것은, 무한히 살려지고 있음을 언제 어느 곳에서나 잊지 않겠다는 생명의 결단이기에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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