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한 얼굴이 곧 보시예요

조회 수 7636 추천 수 0 2009.09.16 00:00:00

일요일, 법회가 끝나고 법우님과 마주앉았습니다. 법우탐방을 위해 정진하시는 그대로의 말씀을 부탁드렸더니, 몰라서 못하는 것도 많고 알면서도 못하는 것이 많다시며 나눌 말씀이 있겠냐 하십니다. 쑥스러워 하시면서도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주신 원각심법우님께 감사드립니다.

 

▶문사수법회를 어떻게 만나게 되셨는지요.

 

지금은 부천에 사시는 윤법우님과 한동네에 살고 있던 인연으로 문사수법회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 때는 아이가 많이 아팠었는데, 아이보다도 제가 먼저 쓰러질 지경이었습니다. 똑바로 앉지도 못할 정도였으니까요∼

그 때 윤법우님을 통해 법회를 만나고 법사님의 법문을 들었습니다. 특히 ‘아이의 인생은 아이의 인생이고 나의 인생은 나의 인생’이라는 말씀이 가슴에 와닿았습니다. 그래서 부처님을 완전히 믿고 부처님께 의지하게 되었습니다. 괴로운 생각이 들 때마다 나무아미타불! 하며 부처님께 의지하여 살고 있습니다. 지금도 아이의 상태는 여전해 보입니다. 그래서 갑갑한 생각이 들기도 해요. 하지만 나무아미타불 염불로 부처님께 의지하니 마음은 편합니다.

아이는 많이 아프다고 하는데 옆에서 보기는 어디가 아픈 건지를 모르겠어요. 아프다고 할 때는 멍한 상태로 정신이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몸이 아픈 건지 마음이 아픈 건지 잘 모르겠는데, 누가 봐도 몸이 아픈 것으로는 보지 않을 것입니다. 문사수를 만나기 전에 어딘가에서 귀신이 씌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여기저기 쫓아다니기도 했지요.

하지만 문사수를 만나고부터는 오로지 나무아미타불 염불만 하고 모든 것은 부처님께 의지합니다. 모든 것을 부처님께 맡기는 것이지요. 아이들을 결혼시킬 때도 그랬습니다. 그전 같았으면 아마도 궁합을 본다거나 좋은 날을 택해서 보내겠다는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법회를 만난 이후이기 때문에 그런 것을 보지 않고 서로 편한 시간을 택해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법우님께서 꼭 빠지지 않고 법회에 참석하시면서 남 모르게 댁에서 꼬박꼬박 정진을 모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어떻게 정진하고 계신지요?

 

제가 법회에서 법문을 듣고 부처님의 가르침 따라 법사님께서 하라는 것에 대해서는 항시 실천에 옮기려고 합니다. 보은법회 때는 보은 쌀을 공양한다고 해서 지금까지 거의 빼먹지 않고 꾸준히 하고 있고요, 법문을 들어야 한다고 말씀하시니 일요일에는 무슨 특별한 일이 없는 한은 법회를 꼭 빼먹지 않습니다. 그리고 하루도 빠짐 없이 정진하라고 하셔서 아침 저녁으로 일정한 시간을 정해서 꼭 정진하고 있습니다.

일상 정진은 문사수법회를 펴고, 삼귀의부터 순서대로 우리가 자리한 법당, 반야심경, 참생명 발원문, 경전독송, 나무아미타불 염불과 법우찬탄, 사홍서원의 순서대로 정진하지요. 전에는 정진할 때마다 108배도 했었는데 요즘은 나이가 들어서인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전 독송 시간에는 금강경을 많이 읽어요. 아이가 제가 금강경 읽는 소리를 듣는 것을 좋아해요. 혹 제가 깜빡 졸 때는 아이가 왜 경전을 읽지 않는가 하며 쳐다봅니다. 아이가 아침에 일찍 못 일어나기 때문에 법회에 참석하는 것은 어려운데, 경전 읽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는 것은 좋아합니다. 어떤 때는 제가 말하는 것을 들어보기 위해 일부러 질문하기도 하지요.

정진은 아침에 출근하기 전에 하는데, 5시 30분에 일어나 7시 30분 출근하기까지 시간이 충분합니다. 보통 자리펴고 정리하고 6시 정도에 정진 시작해서 7시 15분 정도까지 합니다. 저녁때도 물론 빼놓지 않고 정진하기는 합니다. 시간 상관없이 꼭 하기는 해요. 다만 반야심경 몇독이라도 하는데, 이도 못하면 법우지라도 꼭 읽습니다. 하지만 아침처럼 하기는 어렵습니다. 전화도 오고, 기타 다른 일들이 생기기 때문이지요.

제가 법회를 처음 만났을 때 법사님께서 금강경(金剛經)을 많이 읽도록 권하셨습니다. 그래서 그 뒤로 줄곧 금강경을 독송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금강경을 계속 읽으니까 저도 모르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자꾸 듣게 됩니다. 제가 듣기에 금강경을 통해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고자 하는 바는 바로 보시하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스스로 생각할 때 충분하게 보시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법우님을 뵙기에는 보시에는 항상 남보다 앞장서시고 최선을 다하십니다. 그리고 보는 이로 하여금 기쁜 마음이 들게 하고 다른이에게 모범이 되는 삶 자체가 보시 아닌가요? 법우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그렇게 시간을 정해서 늘 잊지 않고 정진한다는 것은, 한시도 부처님을 잊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들립니다. 직장생활을 하시다보니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차지하는 비율이 꽤 높은데요, 직장에서는 어떻게 정진하고 계신지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그렇습니다. 항상 부처님을 생각해요. 직장에 나가서도 기회만 되면 부처님 경전을 들여다보고 염불합니다. 다행히 제가 다니는 직장은 사장님을 비롯한 대부분이 불자여서, 직장 내에 항상 경전이 놓여져 있어요. 사장님이 불교를 좋아하셔서 젊었을 때는 절에도 많이 다니셨답니다. 그래서인지 사무실에 부처님 사진이라든가 달마도를 비롯해서 좋은 그림과 글씨들이 많이 걸려 있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저도 일하는 짬짬히 부처님을 떠올리고 염불할 수 있게 되지요. 길게 집중해서 할 수는 없지만 짧은 틈마다, 잊었다가도 얼른 부처님을 떠올리곤 합니다.

직장에 계신 분들이 이미 불교를 신앙하시는 분들이라 특별히 전법에 신경쓰지는 않습니다. 법우지를 가져다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사무실에 갖다 놓기는 해요. 그리고 요즘들어 사장님이 절에 별로 안나가시는 것 같길래 여기 법당에 한번 같이 가자고 말씀드렸어요. 언제 한탑스님 오시는 날에 오시긴 오실 겁니다.

 

▶직장생활을 꽤 오래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 다니시는 곳은 어떻게 해서 다니시게 되었고, 얼마나 되셨는지요?

 

저는 지금 종로에 있는 한의원에서 약내리는 일을 거들고 있습니다. 이 직장을 다니기 전에 19년 동안 야쿠르트일을 했었는데, 이가 너무 안좋아서 이를 치료하기 위해 하던 일을 그만 두었습니다. 이를 치료하고 또 가슴이 뛰는 증상이 있어서 3년 정도를 매일같이 산에 다녔습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하루도 빠짐없이 출근하는 것처럼 산에 다녔더니 가슴뛰는 증상이 사라졌습니다. 그무렵 동네에서 지금 한의원 사모님을 만나게 되었고, 나와서 일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일이 벌써 10여년이 다 되어갑니다.

직장생활은 출퇴근 시간보다 한시간 먼저 나가고 한시간 먼저 나옵니다. 집에 아이가 있어 그렇게 정한 것인데요, 할 일을 미루지 않고 제대로 하면서 시간도 어기지 않으니까 다른 사람들도 거기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습니다. 아침에 남들보다 먼저 나가면 당연히 일거리들이 눈에 띄고 그것을 정리하게 되죠. 아침은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이라 크게 힘들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저녁이 되면 몸이 많이 피곤해져요. 그러니 일찍 일을 시작하면 같은 일을 해도 힘들게 하지 않고 기분좋게 일하게 됩니다.

 

▶오늘은 가방이 굉장히 무겁던데요, 게다가 보은쌀까지 넣고 멀리서부터 오시기가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댁에서 여기까지 오시려면 두시간 정도는 걸리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법우님께서 법회시간에 늦게 오시는 것을 본 적이 없어요.

 

야쿠르트 회사에 다닐 때, 회사에서 몇 명을 뽑아 일본에 보내준 적이 있습니다. 일주일간 다녀왔는데, 그 때 다른 어떤 것보다도 시간 정확히 지키는 것과 인사 잘하는 것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하고는 꼭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약속을 하면 미리 나오지 시간에 딱 맞추려고 하지 않습니다.

정진원에 가거나 법회에 일찍 참석해야 하는데 도저히 시간을 못맞출 것 같을 때는 원지화법우님 댁에서 자기도 했답니다. 지금은 원지화법우님도 멀리 계셔서 그렇게 할 수 없지만 전에는 그렇게 한 적이 있어요. 그런 기억이 떠오를 때마다 원지화법우님이 참 고마운 분이고 좋은 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법당에서 같이 공부할 수 없다는 것이 아쉬워요.

안그래도 몇 주 전에는 말씀도 없이 오셨길래 너무 반가워서 같이 밥을 먹어야겠다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차 시간이 있어서 일찍 가시겠다고 그러시는데 얼마나 아쉬운지, 점심 사드시라고 점심 값을 드렸어요. 그랬더니 글쎄, 그것을 제 이름으로 공양발원하시고 가셨네요. 역시 정진을 많이 하시는 분이라 다른 사람을 위할 줄 안다는 생각에 고마운 마음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조금 섭섭하기도 했어요.

 

▶객관적인 시각에서 본다면 법우님의 삶이 편안한 삶이라고 이야기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법우님 스스로는 항상 밝고 기쁘게 사시는 것으로 보입니다.

 

늘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언제나 어떤 때나 항상 돌보고 계시다는 생각이 늘 떠나지 않습니다. 잠깐 어렵다는 생각이 들 때도 나무아미타불 하면 끝인걸요. 아이가 아프다고 팔짝팔짝 뛰어도 오로지 나무아미타불만 합니다. 예전 같으면 같이 뛰다가 내가 먼저 실려갔을 텐데, 나무아미타불 하면서 정진합니다. 그렇게 편한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하고 싶어도 못하겠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공양발원인데요, 전에 한번 콩국수를 발원한 적이 있지요.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그 때도 제가 했다기보다 원행법우님께서 여러모로 애써주셨습니다. 방앗간까지 가셔서 실어오고 여러모로 챙겨주신 덕에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집이 먼데다 차가 없으니 공양발원 엄두를 못냅니다. 게다가 제가 집에서 있는 사람이면 미리 반찬을 준비하고 할텐데 그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법우님이 공양발원하셨을 때 그분의 수고스러움을 생각하면서 감사한 마음으로 먹습니다.

 

부처님 말씀따라 법사님 말씀따라 그대로 실천하시는 법우님. 부처님의 말씀을 말로만 전하는 것이 아니라, 법우님의 행동과 몸짓 자체에서 부처님 법이 그대로 피어납니다. 한끼 먹는 가운데서도 감사함을 잊지 않으시는 법우님과 말씀을 나누면서, 참으로 인생의 복을 누리는 분은 누구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취재·정리:박용희 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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