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바니 세바네
 

불행 끝, 행복 시작

장 태 욱 2009.09.16 조회 수 5331 추천 수 0

 

저는 경자년(更子年) 칠월칠석 바로 전날 태어났습니다. 제가 왜 이렇게 서두를 시작하는지 그 이유는 나중에 알게 될 것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저는 쓸데없는 근심과 걱정을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현재 제가 있기까지의 모든 것을 이 좁은 공간에 숨김없이 늘어놓는다는 것은 어렵겠지만, 그래도 다음과 같이 애써 볼까 합니다.

 

저는 잘나간다는 소위 벤처기업의 연구소 이사로 있었습니다. 고생 뒤에 낙이 온다고 열심히 일하니 낙이 제게 오더군요. 그러나, 사회생활 하는 사람 중에서 스트레스 받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저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인지 이로 인해 병원에 의지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다 보니 모든 것이 귀찮고, 모든 것이 무의미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던 중 의사선생님이 추천한 리차드 칼슨의 ‘우리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라는 책을 탐독하면서 자신을 뒤돌아보자고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사소한 것에도 짜증내고, 별일 아닌 것에도 큰 소리내고, 모든 일에 만족할 줄 모르는, 한마디로 불만덩어리 그 자체였습니다.

어렵게 얻은 안정된 기반을 뒤로하자니 많은 갈등이 있었지만, 내 자신을 돌아보고 과거의 생활을 청산하기 위해 정들었던 직장을 그만두었습니다.

 

3개월 동안 혼자 조용히 지내려고, 매일같이 도서관을 찾아 그동안 읽지 못했던 책들을 읽으며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너무도 딱딱한 의자에 8시간 이상을 앉아 있으려니 엉덩이가 아픈 것만 빼고는 정말 하루하루가 즐거웠습니다. 그렇지만 그러한 생활이 제가 안고 있는 문제를 완전히 해결해주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친구와 진지하게 문제를 상의하면서 문사수법회에 참석하게 되었고, 법사님의 권유로 수련법회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자기 자신을 버려야된다’는 말의 의미는 알 듯하면서도 이해되지는 않았지만, 무조건 나를 버리려고 애쓰면서 ‘나무아미타불’을 외쳤습니다. 수련회 첫날이 지나면서 땀으로 뒤범벅이된 제 자신을 보니 ‘왜 내가 이런 고생을 해야되나’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나, 이틀째 되는 날 몸이 짜릿해지면서 눈물이 났습니다.

그렇게 수련법회를 끝내고, 토요일 밤에 여러 법우님과 맛난 음식을 차려놓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 날이 바로 제 생일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아내를 생각하면서 ‘남편 생일도 모르는 못난 부인이구만’ 하고 생각했었죠.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 보니, 부처님께서 저를 정진원으로 초대하여 생일파티를 열어 주신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묘한 감정이 생기더군요.

정진원에서 집으로 돌아온 뒤부터, 아침 일찍 일어나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정진자세로 앉아서 정진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이러한 생활습관 속에서 많은 사람과 대화하고, 부처님 말씀을 되새기면서 내 삶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종전의 짜증스럽고, 성급했던 마음은 온데 간데 없고 모든 것이 평화롭게만 느껴졌습니다.

이제 부처님을 생각하지 않는 날이 하루도 없습니다. 아니 거짓말 조금 보태서 매시간 부처님을 생각합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나무아미타불’, 운전할 때도 ‘나무아미타불’.

요즈음 저는 많은 시간이 너무도 평온하기 때문에 화내지도 않고, 짜증내지도 않고,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생활하고 있답니다. 제 자신 스스로가 놀랍기만 합니다. 이제 과거의 잘못된 습관을 다시는 답습하고 싶지 않습니다. 부처님의 지혜가 몸에 배도록 하여 내게 닥치는 어려움을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려 합니다.

부처님을 만나고부터 모든 일이 즐겁고, 많은 사람들과도 좋은 인연을 갖게되어 너무도 기쁩니다. 그리고, 내가 변하니 우리 가정이 변하더군요. 신경질적이던 저의 둘째아들, 종환이가 글쎄 많이 변했답니다. 이제 가정이 변했으니, 우리 동네가 변할 것이고, 우리 나라가, 그리고 세계가 변하겠지요. 그날이 올 때까지 정진하겠습니다.

 

끝으로, 법사님의 “익숙한 것을 멀리하고 낯선 것을 가까이하라”는 말씀이 저를 더욱더 활기차게 한답니다. 너무너무 좋은 말입니다. 실천해보니 더더욱 좋더군요.

부처님! Thank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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