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바니 세바네
 

부처님, 감사합니다

한 정 숙 2009.09.16 조회 수 3863 추천 수 0

부처님 법을 알고 나서부터 제가 어떻게 변했는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제가 학생들을 보는 눈이 바뀌었습니다.

그전에는 음악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을 꼼짝하지 못하고 앉아있게 했거든요. 하지만 부처님 법을 알고부터는 고의적으로나마 학생들한테 부드럽게 대하려고 애씁니다. 그리고 다른 동료 선생님을 대함에 있어서도, ‘당신들이 얼마나 훌륭하고 참된 분인줄 아느냐?’고 찬탄하게 되었습니다. 그 전에는 주로 잘잘못을 가려서 혼내는 역을 해왔다면 이제는 ‘참 잘했어’ 하는 쪽으로 바뀌었습니다.

저 자신의 시각이 잘못한 걸 보기보다는 잘한 걸 보기 시작한 거죠. 그래서 반을 끌어가는데 있어서도 이런 점을 많이 도입했습니다.

 

반 담임을 맡아서는 매일 아침 분단별로 나누어서 각 분단마다 100점을 기본점수로 주고 거기에서 뭐든지 걸리면 점수를 깎아 가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그런데 깎기만 하면 발전이 없으니까, 반대로 칭찬을 받으면 점수를 올리는 기회도 주었습니다. 점수가 깎인 분단은 그날 청소를 해야하니까 학생들이 소극적으로 될 수 있음을 염려해서 만든 방식이었습니다. 그러자 점수가 깎인 분단은 그 날 청소를 어떻게라도 안해 보려고 기를 쓰고 칭찬 받을 일을 하는 거였어요. 각 수업시간에 발표를 잘하거나 다른 친구를 도와주거나 하면 칭찬해주는 걸로 했습니다.

또 교실에 쓰레기통을 없애고 애들마다 쓰레기봉투를 다 가져오도록 해서, 중간 중간 교실에 들러서 휴지가 떨어져 있는 분단은 점수를 깎습니다. 쓰레기 하나라도 남들한테 미루지 않고 자신의 일은 자신이 알아서 하도록 한거죠.

 

이런 식으로 반을 운영해 나가니까 아주 효과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애들 공부를 위해서 고심을 한 끝에 숙제장을 내주었습니다. 숙제장에는 그날 수업한 과목 가운데서 자기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과목의 문제를 7개 이상 내고 답까지 자기가 써오는 것입니다. 숙제장에는 보호자 도장을 받아오게 했고, 옆에 담임도장을 찍어서 다시 돌려보내는 것으로 하였습니다.

교육은 먼저 집에서 이루어진다고 믿기 때문에 꼭 보호자 도장을 받아오라고 한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많이 해오는 아이는 30문제가 넘기도 했는데, 이를 다 봐준다는 것은 사실 선생의 입장에선 좀 귀찮은 작업입니다.

하지만 이런 교육이 효과가 있었는지 우리 반 아이들의 성적이 다른 반 아이들보다 우수해지고, 다른 선생님들은 저한테 ‘아니, 그 반 애들은 왜 그렇게 활기차죠?’ 하고 물어 왔습니다. 애들이 칭찬을 받아서 분단 점수를 높여야 하니까 열심히 발표하고, 또 뭐든지 열심히 하는 거죠.

또 소위 문제아 교육은 이렇게 했습니다. 우선 문제아라고 남들이 얘기를 해도 저는 문제아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반을 처음 맡는 3월에 학생들과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서

“여러분들은 참으로 소중한 보물단지다. 여러분에겐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라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어떤 학생은 그런 얘길 처음 들어보았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사소한 것에 대해서 애들에게 터치를 많이 하기도 하고, 반대로 칭찬을 많이 합니다. 특히 공부에 관심이 없고 말 안듣는 아이들에게 신경을 세워서 조금이라도 잘하는 것이 보이면 칭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칭찬을 해주면 칭찬을 더 받고 싶은 마음에 더욱더 열심히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처럼 칭찬의 위력을 확인하고부터는 더 많이 하려고 애를 씁니다.

예전에는 잘못하는 학생만 보이면 막 혼을 냈는데 요즘에 와서는 반대로 칭찬을 합니다. 아무리 잘못해도 한번이라도 잘할 때가 있거든요. 그럼 그 때를 놓치지 않고 칭찬합니다. 그럼 정말로 아이가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제 아들이 스물 세 살인데 항상 비디오카메라를 갖고 싶어해서 혼자 돈을 벌어서 그걸 장만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그러면서 ‘애들이니까 사고 싶은가 보다’라고 생각했지요. 오늘 새벽에는 비디오카메라를 장만하려고 하는 의도를 알고 칭찬해주었습니다. 그애 말이 할머니 할아버지와 너무 이질감이 많아서 융화가 안되었답니다. 그런데 만약 자기가 장가를 가서 자식을 낳으면, 또 자기 자식과 엄마 아빠와도 그럴 것이 아니냐? 그래서 엄마 아빠가 한 살이라도 더 늙기 전에 그 모습을 담아놓았다가 자기 애한테 보여주려고 한다는 겁니다.

 

저는 사실 그 아이를 키우면서 억지로 공부를 시키지 않았습니다.

초등학교 들어갈 때 간신히 자기 이름 석자 쓸 정도로 해서 입학했는데, 다른 아이들은 줄줄 읽고 쓸 줄 안다는 것을 미처 몰랐습니다. 그러니까 애가 맨날 받아쓰기 20점, 30점 받아왔죠. 그래도 야단을 쳐본 일도 없고, 성적이 바닥을 기는데도 애는 신난다고 학교를 다녔어요. 성적은 좋지 않아도 교실에 궤도가 떨어지면 자기 용돈으로 스카치 테잎을 사다가 붙이는 등 시키지 않는 일도 잘했어요.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것이라도 네가 나서서 하라고 한 교육을 아이가 잘 받아들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초등학교 때에는 많이 때렸습니다. 그애가 초등학교 때에는 중학교 진학을 못하는 아이들이 많아서 그런 애들을 데려다 같이 있게 했거든요. 먹을 걸 잔뜩 사다가 냉장고에 채워 놓으면 이런 애들이 먹성이 좋아서 금새 다 먹어 치워버리는 거예요. 그럼 그 애들을 때릴 수는 없고 하니까, 만만한 우리 애를 때린 것입니다.

그러다가 중학교를 저랑 같이 2년을 다녔어요. 엄마하고 같이 학교에 다니니까 다른 선생님도 다 아는 처지인데 자기 성적이 창피한지,

“엄마는 왜 나한테 초등학교 때 공부하라는 소리 안했어?”

하고 원망 비슷한 투정을 하길래, 그 때부터 아까 우리반 아이한테 한 것처럼 7문제 내기를 숙제로 내주었습니다.

그리고 중학교에 올라와서는 사춘기에 접어들어 때려선 안되니까 말로 이해를 시키고, 칭찬을 해주었습니다. 그러다가 정 아니다 싶으면 아이를 앉혀놓고 아이를 향해 백팔배를 두 번 해보았습니다. 이 백팔배는 아주 효과가 좋으니까 다른 부모님께도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또 한가지는 아침마다 깨울 때 아이의 잠자리에 같이 누워서 아이를 쓰다듬으면서,

“아이고, 우리 효자아들, 너는 뱃속에 있을 때부터 효자야”

하고 뽀뽀해주고 만지면서 얘기합니다. 이 얘긴 사실 어릴 때부터 해주었습니다. 왜냐하면 입덧을 한번도 안했거든요. 그리고 태어나서도 항상 저보다 일찍 잠들고, 새벽에 일어나서는 깜깜해도 혼자 놀았지, 저를 힘들게 한 적이 없었어요. 그래서 지금도 효자라고 칭찬해주고, 덧붙여서 너는 참 훌륭한 사람이고, 부처님의 아들이고, 장차 정말 훌륭한 사람이 될거라고 깨우면서 얘기해줍니다.

그래서인지 아이가 사려가 깊고, 먹을 걸 사서 오더라도 자기 것만 사오지 않습니다. 지금은 제가 아들을 챙기지 않고 오히려 아들이 저를 챙길 정도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제가 해주지 않고 ‘네가 알아서 해’하고 키웠기 때문일 겁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엄마들을 보면 조금 답답합니다. 뭐든지 엄마가 다 해주면 아이가 스스로 할 기회가 없잖아요. 그리고는 못한다고 야단만 치는데 결코 엄마들이 잘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렇게 제 변한 일상을 가만히 정리해보고 있자니, 더욱 부처님 법 만난 게 너무나 다행스럽고 고마운 일로 다가옵니다. 이렇게 고마운 부처님께 매일 감사하고 있습니다.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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