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진리가 드러나신 분
꽃이 핍니다. 무엇이 이 꽃을 피어나게 하는 걸까요?
불교(佛敎)는 말그대로
부처님[佛]의 가르침[敎]입니다.
부처님[佛불: Buddha]은 깨치신 분을 말합니다.
그 깨치신 내용을 법(法)이라 합니다.
그러므로 법을 배우는 것불교입니다.
그렇다면 '깨쳐서 부처가 되었다'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여기서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출가하셔서
성불하시는 과정을 간단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누구신가?
석가모니란 '석가족에서 나신 성자(聖者)'라는 뜻입니다.
3천년 전, 인도 동북부에 있는 작은 왕국 카필라의 왕자로 태어나신 싯달타 .
어린 시절 농경제에서 목도한 먹고 먹히는 먹이사슬의 실상은 삶에 대한 고뇌를 불러일으킵니다.
밭가는 농부의 쇠스랑에 찍혀 죽는 벌레들, 운 좋게 쇠스랑을 피한 벌레는 다음 순간 어디선가 날아 온 새의 부리를 피하지 못합니다.
벌레를 문 새는 큰 매의 날카로운 발톱에 낚여서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그렇다면 저 큰 매는 어떻게 될까요? 사냥꾼이나 뱀의 먹이가...
그리고 또 성문 밖에서 목도한 인간 생로병사(生老病死)의 모습들...
싯달타는 피할 수 없는 인생의 문제에 대한 깊은 회의에 빠집니다.

싯달타는 생각합니다.
'생로병사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부귀영화도 사랑하는 가족도 무슨 의미가 있는가!'
싯달타 태자는 아버지 정반왕의 온갖 회유책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갈수록 생사의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가 더 강해집니다.

마침내, 보장된 부귀영화와 사랑스런 가족들을 버리고 인간 생로병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성문을 뛰어넘어 구도자의 길로 들어섭니다.

구도자 싯달타는 당시 최고의 스승들을 찾아 그 해답을 얻고자 합니다.
명상의 위대한 스승들이 경험한 정신적 안온의 최고 경지마저 뛰어넘지만, 생사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음을 알고는
뒤돌아보지 않고 명상을 버립니다. 그래서 육신을 괴롭혀 몸에 대한 집착을 끊으면 생사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극단적 고행수행에 전념하여 사투를 벌입니다.
그러나 이 또한 생(生)에 대한 집착만 강해질 뿐 생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을 알게 됩니다.

정신이나 육체도 그것이 결국 '나'로부터 기인하기에, '내'가 있는 한 생로병사는 면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러고는 나이란자라강이 조용히 흐르는 숲속 보리수나무 아래에 가부좌를 틀고 앉으십니다.
'나'를 통해서는 생사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니, 그렇다면?
생로병사의 뿌리인 '나'를 없애야만 합니다. 그래서 굳은 결심을 합니다.

'생사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나는 이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으리라!'

숲은 시간이 끊어진듯 고요합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어느 새벽녘 싯달타는 동쪽하늘에 유난히도 반짝이는 샛별을 바라봅니다.
무심히 떠 있는 저 별과 당신이 다르지 않음을 이해합니다.
그 순간, 온 우주에 이미 충만해 있는 진리가 수행자 싯달타를 통해 드러난 것입니다.
깨치신 것입니다.

경전에서는 이 깨침의 내용을 이렇게 표현하고 계십니다.

" 저 샛별과 내가 다르지 않구나!"

" 우주 만법이 나에게서 완전히 드러났다!"

" 모든 생명은 하나같이 완벽한 덕상을 갖추고 있구나!"



그리고 생사의 근본 원인인 '나'의 실체를 밝히십니다.

'나'라는 실체가 없다!
'나'는 온 우주와 연결된 연기적(緣起的) 존재이지 독립된 존재가 아니다.
'나'와 대립되어 있던 진리가 '나'가 없어짐으로 인해 온전히 진리만 남게 되니,
진리와 하나 된 한생명이다.

결국 '나'의 실체가 없기에 그 '나'로부터 발생하는 생로병사도 실체가 아닙니다.
'무아(無我)'이기에 불생불멸(不生不滅)인 것입니다.
이미 모든 생명들이 갖춘 완벽한 덕상, 즉 부처님생명뿐입니다.

이렇게 모든 생명의 공통문제인 생사의 문제가 해결된 것입니다.

싯달타는 이렇게 '깨쳐서' 부처님이 되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깨쳤다는 말은 없던 것이 새삼스럽게 나타난 것이 아니라
본래 있던 진리가 있는 그대로 드러난 상태를 말합니다.

진리가 인격적으로 드러나신 분,
진리를 인격적으로 실현하신 분을
부처님이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