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바니 세바네
 

남편으로 오신 인욕보살님?

미죽 권삼례 2009.09.09 조회 수 3530 추천 수 0
남편 박성태법우가 떠났습니다.
혼자서 갔습니다. 아무도 같이할 수 없는 길이기에......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지만,
그는 많은 것을 받고 안고 갔습니다..

법사님의 끊임없는 참생명 법문과 법우님들의 그치지않는
염불공양과 법문..
참으로 그 많은 것을 안고서 홀로 갔습니다.

참으로 "다음" 이란 없다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올 초파일 연등공양 준비를 할 때도 할 수 없으리란 생각은 못했습니다.

지난 4월, 간암이란 말을 듣고 거기에 매달리며 지내면서
지난 해지만 할 수 있었을 때 한 것이 감사했습니다.
지금 하고자 해도 할 수 없다는 것을 보며 다음으로 미루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아무도 다음은 모릅니다.
항상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나에게 일어난 이런 일들이 남의 일인 줄만 알았습니다.
멀리 있는 남의 일인 줄만 알았습니다.
그러나 알고보니 모든 것이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나의 일이었습니다.

처음엔 나의 정진이 부족했나, 무엇을 잘못했나,....
보이기 싫었습니다. 드러내는 것이 싫었습니다.
주위에는 정진의 힘으로 기도의 힘으로 완쾌되었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합니다.
그런데 왜 나는 못할까 하는 내가 어떻게 해보겠다는 내가 앞서는 마음에 괴로워하기도 했습니다.

한순간, 이것도 나에게 주어진 것이라면,
내 힘으로 되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다만 부처님께 맡기고 나는 순간 순간 최선을 다하리라..
지금 생각하면 과연 최선을 다했는지는 저도 모릅니다

지난 세월, 부부로 서로 만나 많은 세월을 지나며
또한 많은 일을 겪으며, 서로 다투며, 미워하기도, 또 안타깝기도, 이해하지 못 할때도, 너무 많았습니다.
그래서 너무 많은 것을 참고 살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병고까지 겪게 만드는 인욕보살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병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강한 척하던 그 사람,
나와 따로이 있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가 있기에 내가 있고, 내가 있기에 그가 있었습니다.
부처님생명 나의 참생명!!!
염불하며, 미죽법우라 부르며, 힘이 없다고 나에게 읽어달라며,
내 얘기도 큰 법문이라 웃으며 받아들이는 그가 바로 부처님!
임종이 가까워지면서 혹시라도 나무아미타불을 놓지 말라고
더욱 크게 염불합니다.. 임종후에도 나무아미타불!!!!!!!

인욕만 가르친 인욕보살님이 아니라
게으른 나에게 정진하라, 염불하라 법문하시는 자비의 부처님이셨습니다,

상중에도 끊임없이 금강경독송과 염불로 장엄해주신
법우님들! 감사와 찬탄을 보냅니다.

나무아미타불!!

0개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