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바니 세바네
 

21일 회향을 감사드리며.....

미종 김순애 2009.09.09 조회 수 3475 추천 수 0
21일 정진을 마치고, 내일 6일부터 14일까지는
거제도부터 설악산까지 태백의 등줄기를 따라 곳곳에 숨어계신 법신을 뵈올 계획입니다.
언젠가 시아버지께서 제게 하신 말씀이 떠오릅니다.
새벽산행을 하시던 중 길이 미끄러워 제법 긴 길을 미끄러지셨다고 합니다. 일주일에 서너번을 다니실만큼 익숙하고 산을 잘 타시는 분인데 그날은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미끄러져 내려오시면서
내심
"큰일났구나.
새벽이어서 길도 잘 보이지않고,
다니는 등산객도 없어서 자칫하다가는 큰일을 당하겠구나"
하시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몇미터를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오는데
순간 가느다란 나무뿌리 하나가 손에 잡히시더랍니다.
나무라고 하기보다는 차라리
굵은 풀뿌리라고 하는 편이 나을만큼 가는 줄기였다고 합니다.
그 가녀린 가지에 몸을 의지해 무사히 하산을 하셨고,
그 때 생각하신 것이
" 아, 내가 하찮다고 생각한 풀뿌리의 도움으로 살아났구나"
그러곤 삶에 대해 감사의 마음이 생겼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당시 아버님께선 정년퇴임 직후여서 많이 공허해 하시고,
새로운 생활패턴에 적응하시느라 고군분투하고 계셨지요.
저는 그 당시 법회에서 경전공부를 하고 있던 시기여서
그 말씀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를 할 수가 있었습니다.
이젠 제가 그 길을 떠나보려합니다.
머릿 속에 계신 부처님을 온몸으로 만나뵈올 생각입니다.
특히 지금이 우란분재 정진기간이라 그 정진과 같이 하려합니다.
우리의 부모님들과 또 아이들의 부모인 내가 어떻게 하는 것이 참으로 다들 잘살아 가는 길인지,
불퇴전의 용기를 가지고 돌아오기를 희망합니다.
돌아와서 다시 뵙겠습니다.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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