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바니 세바네
 

수순을 밟아가는 것

정업 정영순 2009.09.09 조회 수 3574 추천 수 0
엄마~~~~
이렇게 꼬리가 길다는 것은 우리 딸이 나에게
아쉬울 때 쓰는 말...

"엄마 반찬좀~~"

그래 이번주는 엄마가 기도중이라
날마다 절에 가야 하니까 다음주에.

우란분재일이 지나고 농산물 시장으로 갔다.

배추가 생각보다 비싸다.
비싸도 할 수 있나.
담아야지.
오는 길에 돼지고기. 멸치.김.

언젠가 보았던 스치로폴.
그 곳을 갔다.
하나 구할수 없을까요?
안된단다.
나도 안되면 안된다.
억지로 하나 샀다.
구해야만 일요일에 담아서 월요일에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배추를 담았는데 아니 무슨 맛인지 알수가 없네.
양념이란 것은 다 넣는데 감칠맛이 안나네.

친정어머니가 담아줄 때는 맛이 있던데
왜 그럴까?
고추가 매운 맛이 없어서 그럴까?
아마 그럴거라 결론내렸다.

김치는 맛이 있든 없든 담았으니까
다른 반찬 준비해야지.

마늘을 얇게 썰어 볶다가 멸치 고
콩장을 보글보글 끓게 만들고.
돼지 고기 끓는 물에 데쳐내어
고추장 양념에 볶고.
김을 잘게 잘라 후라이팬에 볶고.
배추시래기 삶아 잘게 썰어 된장기 풀고
조물조물 주무르고
꽈리 고추 식용유에 지져내고.

어디 준비가 다 되었을까.
올 봄에 담궜던 매실액기스 준비하고.

이렇게 준비하고 월요일 일찍 둘이서 차곡 차곡 담았다.
치약도 넣고 냉장고의 과일도 넣고.
동생한테 얻어온 건강보조영양제도 넣고...

이게 부모마음이구나!

스치로폴이 작아서 망정이지
적은 용돈에 마음대로 사먹지는 못하니까.
한없이 넣어 주고 싶은 마음이 짠하다.

우리부모님도 시골에 가면 뭐를 줘야될지 모르신다.
당신이 드실려고 냉장고에 넣어두었던 것도 싸주신다.
내가 지금 그런 마음이다.

무한한 부모의 마음 다 넣어 택배에 부쳤는데
가고 보니 매실액기스를 안넣었네.
오매. 내정신좀봐. 다음에 부쳐야지 뭐.

바삐 준비하고 나면 피곤하다.
그렇지만 내일 쯤이면
피곤이 싹 풀린다.

엄마!받았어요.
고마워요.
잘 먹을께요.

피로 싹~~~~~~~

0개의 댓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5 기차에서 만난 사람들 강 은 자 2009.09.16 3597
44 부처님, 감사합니다 한 정 숙 2009.09.16 3864
43 주는 마음으로 사는 인생 박무환·조필희 2009.09.16 8037
42 3차 수련법회는 "걸었다." 보천 조은영 2009.09.09 3555
41 월화수일일일일...... 혜심 안정균 2009.09.09 3559
40 사는 것이 아니라, 살려지는 것이다 (1) 원달 곽기봉 2009.09.09 3500
39 감사의 마음을 전함 원달 곽기봉 2009.09.09 3669
38 요산 요수(樂山 樂水) 곽인규 2009.09.09 4361
37 초등학교 사고 관련 - 두번째 화살의 안타까움 보천 조은영 2009.09.09 3590
36 수련회를 다녀와서.. 신지 김동숙 2009.09.09 3629
35 21일 회향을 감사드리며..... 미종 김순애 2009.09.09 3475
34 참된 천도 혜심 안정균 2009.09.09 3838
33 문사수법회와의 만남 - 신앙발표(1) 보천 조은영 2009.09.09 3636
32 찬탄합니다!! 미죽 권삼례 2009.09.09 3535
31 "짝퉁 자.봉" 의 수련 법회 이야기... 미일 송병춘 2009.09.09 3548
30 정진의 공덕 보산 정희석 2009.09.09 3889
29 문사수법회와의 만남 - 신앙발표(2) 보천 조은영 2009.09.09 3576
28 태풍이 지나간 자리에서.. 미탄 최세헌 2009.09.09 3633
27 금강산 다녀오신 법우님들, 잘 들어가셨지요..? 보원 김영애 2009.09.09 3567
26 뽕도따고 님도보고- 수련회후기 시만 곽인규 2009.09.09 38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