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바니 세바네
 

만남의 교육

민 병 직 2009.09.16 조회 수 3580 추천 수 0

우리는 늘 만남 속에서 살아 가고 있습니다. 친구와의 만남, 동료 간의 만남, 법우 간의 만남, 부처님과의 만남∼. 실로 만남의 연기법 속에 세상을 살아 갑니다. 그러나 이런 만남은 그냥 우리에게 주어진 우연의 만남이 아닙니다. 영겁 이전의 끈끈한 연이 이렇게 오늘의 나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우리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이는 한낱 대중 가요의 노랫말이기 이전에 실로 엄청난 생명의 진실을 선언하는 말입니다.

우리가 부처님을 만난 것이 그냥 우연인 듯 싶지만 천만 착각입니다. 맹귀우목. 그렇습니다. 실로 바다 한가운데 떠다니는 나무 판자의 만남입니다.

눈 먼 거북이가 있습니다. 이 거북이는 천 년에 한 번 바다 위로 코를 내밀고 숨을 쉽니다. 그 순간 망망대해에 아무렇게나 떠다니는 판자를 만나고 그 판자에 구멍이 난 곳에 코를 맞춥니다. 경에는 부처님과의 만남을 이렇게 비유하고 있습니다.

나와 인연된 자식과의 만남은 어떻겠습니까. 실로 억겁 이전의 향풍과도 같은 생명과 생명의 만남입니다. 실로 하늘이 무너지고 우주가 솟아나는 소식입니다.

 

우리는 이런 만남을 그냥 지나칠 수 없습니다. 나와 인연된 자식이 생명의 법칙에 따라 살도록하는 준엄한 역할을 만남을 통해 부여받았습니다. 그러기에 부모의 역할도 진리다워야 하고 자식에게 실망을 주는 부모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나에게 인연된 자녀를 아무렇게나 키운다면 이는 생명에 대한 방임이며 만남에 대한 인연의 절교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새롭게 내 자녀를 바라보는 시각을 교정해 나가야 합니다. 언젠가 법사님께서 우리의 귀를 쟁쟁 울리게 하는 법문을 설해주신 적이 있습니다. 사람은 자신이 한정하는 것만큼 세상이 전개된다는 법문입니다.

 

그렇습니다.

본인 자신이 학교 교단에 서 있지만 아이들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때 하루가 즐겁고, 하고자 하는 교육 목표에 아이들이 잘 따라 옴을 피부로 느낍니다.

자녀는 바로 나를 통해 이어진 부처생명의 탄생이기에, 우리는 우리들의 자녀를 부처님처럼 받들어야 하고 부모에게 주어진 사명을 다해야 합니다. 이것이 불자가 가야 할 가정 교육의 첫행보입니다. 첫행보가 잘못되면 끝이 잘될 리 없습니다. 진리는 아주 평범한데 있습니다. 첫단추가 잘못 끼워지면 다음 단추는 물론 그 다음 단추도 내리 잘못 끼워지게 되는 것입니다.

부모가 평상시에 참다운 불자로서의 모범을 보인다면, 자녀는 당연히 올바르게 성장할 것이고 자연히 가정도 화목하게 될 것입니다.

‘교육은 모방이다!’ 교육학자 권이종 교수의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아이들은 가정에서 부모로부터 모든 것을 배우며 성장합니다. 부모가 게으르면 자녀가 게으르고 부모가 건전치 못한 행동을 하면 자녀도 건전치 못한 행동을 합니다.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노상 술이나 먹고 소리나 지르며 시간날 때마다 고스톱이나 치는 부모는 자녀들 앞에 설 자격이 없는 사람입니다. 선다 해도 자녀를 휼륭히 키워낼 수 없습니다.

 

절대 무한의 생명력, 굳이 부처님 가르침을 빌리지 않더라도 우리의 아이들은 이런 무한대의 생명력을 갖고 있는 작은 부처님들입니다. 부모는 절대 긍정의 눈으로 아이들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생명력에 해가 되는 일은 절대 삼가야 합니다. 공부 좀 떨어진다고 아이들을 윽박지르는 행위는 이런 진리성을 벗어난 것입니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인생을 사는데 공부를 잘하는 것만이 최고는 아닙니다. 우리가 위인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모두 공부를 잘해서 위인이 된 것은 아닙니다. 솔직히 제 자신도 저의 아이가 공부를 잘하는 사람보다는 인간답게 삶을 엮을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랄 뿐입니다. 그것이 부처님께서 일러주신 행복의 법칙이며 생명의 법칙이기 때문입니다.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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