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법보신문] 다툼 가득한 가정을 정토로 바꾸는 비결

문사수 2009.09.28 조회 수 6854 추천 수 0
『황금의 수레바퀴』/한탑 지음/본북

불법의 광대무변함을 통칭해 팔만사천법문이라고 한다. 해인사 장경각에 소장된 목판본 대장경도 팔만장이 훌쩍 넘는다. 원인이야 여럿이겠지만 신의 계시에서 한 치의 벗어남도 허용치 않는 다른 종교의 도그마와 달리 깨달음 이후 45년간 수많은 중생들을 만나며 그들의 눈높이에 맞춰 다양한 방식의 대기설법을 했던 붓다의 자비심 차이라고나 할까.

설했던 장소, 시간, 참여 대중의 근기에 따라 수많은 경전들이 출현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당시의 중생들에게는 참으로 천운이겠지만, 갈 길을 몰라 방황하고 있는 지금의 불자들에게는 경전의 방대함은 오히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화엄경에 수록돼 있는 『보현행원품』은 소중한 경전이다. 붓다의 자비가 가득 드리워진 경전으로 대승불교의 꽃이라 불리는 『화엄경』의 핵심을 꿰뚫어 방대한 화엄(華嚴)의 세계를 군더더기 없이 쉽고 간결하게 하나의 품으로 압축했다. 추악함이 난무하는 예토(穢土)를 장엄한 화엄의 세계로 바꾸려는 보현보살의 원력과 그에 따른 열 가지 행원을 담고 있다.

『보현행원품』은 보현보살이 52명의 선지식을 차례로 만나고 마지막 도를 구하러 온 선재동자에게 해탈의 세계와 해탈로 가기 위한 보살의 길을 일러주고 있는데 “보현보살의 열 가지 행원을 닦으면 능히 일체중생을 성숙시키며 중생을 이익 되게 하고 고해의 세계를 벗어 난 것과 같다”고 설하고 있다.

특히 난해한 다른 경전과 달리 쉬운 말로 질서정연하게 조근 조근 풀어가는 방식은 근기가 낮은 중생들의 귀와 마음을 배려한 붓다의 자비가 아닐 수 없다. 역대 선지식들이 “이 경전으로 불교의 근본 종지를 삼아서 공부하고 실천하면 팔만대장경을 다 읽고 수많은 조사어록을 섭렵한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설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혜와 나눔의 열 가지 행원이라는 부제가 붙은 한탑 스님의 『황금의 수레바퀴』는 『보현행원품』을 현대인의 근기에 맞게 풀어쓴 것이다. 회주로 주석하고 있는 문사수법회에서 법문한 내용을 현장감 있게 살려 지면에 담았다.

스님은 현 시대와 동떨어진 추상적인 형태의 보현행원을 말하지는 않는다. 수행은 바로 지금, 현재, 이 자리에서 이뤄져야 함을 강조하고 있으며 보현행원을 통해 과거 투쟁의 장이었던 가정을, 직장을, 사회를 성스러운 보현도량으로 만들 것을 조언하고 있다. 특별히 『보현행원품』의 수행을 나무아미타불의 염불의 바탕에서 설명하고 있는 점은 눈여겨 볼 대목이다. 책은 쉬운 글쓰기와 대중의 근기에 맞춘 편안한 전개로 생동감이 살아있다.

“내가 곧 황금의 주인입니다. 나는 어느 누구의 피조물이 아니며 운명에 지배되거나 환경에 좌우되는 하찮은 존재가 아닙니다. 『보현행원품』은 우리 모두 자기의 진실 가치에 눈뜨자는 외침인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붓다이며 또한 아미타불이다. 따라서 보현행원은 아마도 이를 자각하는 가장 강력한 수행이며 또한 깨달음의 벼리임을 한탑 스님은 강조하고 있다. 1만2000원.  


김형규 기자 kimh@beopbo.com

1001호 [2009년 06월 09일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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