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법보신문] 나의 발심수행-염불수행 강은자 보살(상)

문사수 2009.09.28 조회 수 5287 추천 수 0
‘부처와 내가 하나’임을 알면서 ‘나’ 재발견

절에 들어와서 생활한지도 벌써 4년. 막중한 책임과 업무 때문에 피곤에 절어서 힘들어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나에게 맡겨진 일에 의해서 생의 보람과 기쁨을 찾고 있다. 지금 내가 기거하는 이곳은 담양에 있는 자그마한 절로서 나무아미타불 염불신앙을 하는 문사수법회의 정진원 정토사다. 이른 결혼으로 이해할 수 없는 시부모님의 시집살이와 남편과의 갈등을 슬기롭게 헤쳐 나갈 힘이 없어 처음 부처님을 찾았었다.

나만 살자고 들면 헤어지면 그만이겠지만 어린 나이에도 그런 무책임한 행동은 스스로가 용납되지 않아서  친정어머니로부터 익숙해진 부처님께 의지코자 절을 찾았던 것이다. 그곳에서 업장을 알았고, 우린 단순히 그 업장을 참회하며 복을 지으며 살아가면 된다는 말도 들었다. 그래서 고통으로 다가오는 이 생활이 두터운 나의 업장에서 비롯됨을 인정하고,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 옛날 잘못 살아온 나를 탓하며 무조건 참회하려 애쓰며 살았다. 그땐 아이들이 어렸음에도 불구하고 절에 가는 시간이 많았고, 그렇게 부처님 전에 나아가 무조건 용서를 구하고 내 몸을 아끼지 않고 절 일을 하면 모든 것이 좋아질 거라 믿었다.

하지만 절에서 보내는 시간만큼 가정에서의 역할은 소홀해져서 집안에서 갈등은 더욱 심해졌고, 그런 시끄러운 살림살이보다 조용한 절집 생활을 동경하게 되었다. 불교를 믿으면서 도리어 행복한 가정생활과는 계속 멀어져만 가고 있었다.

그래서 차라리 집을 떠나는 게 답이 아닌지 하는 생각과, 반면에 얼마나 참회해야 이 업장은 녹아질까 하는 의문이 내 안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 행복해지고 싶어 불교를 찾았지만 결과가 내 바람과는 사뭇 다르게 나타나서 가정에서도 그렇고, 하다못해 내 마음이라도 편안해야 할 텐데 그렇질 못하니까 불교생활에서의 만족을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좀 더 깊은 불교공부를 하고 싶어서 불교대학을 노크하게 됐다. 그곳에서 문사수법회의 여여법사님을 교수님으로 만났고, 그 분으로부터 삼국유사를 통한 정토신앙을 배웠다.

그동안의 불교가 부처님과 나를 구분하는 신앙형태였다면 정토신앙에서는 부처님과 내가 하나였다. 부처님과 분리될 수 없는 나, 그래서 언제나 부처님 안에서 부처님의 원력으로 살려지고 있는 나를 재발견하는 귀한 가르침 속에서 난 새롭게 태어날 수 있었다. 나의 두터운 업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끌려가는 생활밖에 할 수 없는 내가 아니라 스스로 내 생명의 주인으로서 부처님처럼 주체적 생명관과 가치관을 새롭게 정립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나를 키워주는 스승이며 지금 내가 이 자리에서 살아야 할 의미를 깨닫게 해주는 은인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이렇게 마음속으로 온전히 인식되어지는 순간 거짓말처럼 나를 감싸고 있던 모든 원수가 사라졌다.

그리고 업보중생이라는 ‘나’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내 앞의 그 분들과 하나라는 사실을 상기했다. 그것은 내가 나의 업장을 참회하여 없애고 내 힘으로 부처님이 된다는 사실이 얼마나 어렵고 불가능한 일인지를 솔직히 인정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을지 모른다. 본래부터 부처생명이므로 따로 부처되고자 할 것도 없다는 말씀을 들을 때는 정말 환희심에 복받쳤고, 다만 부처생명을 드러내기 위해서 거짓으로 나타나 있는 나만 버리면 된다는 그 말씀이 진정으로 구원처럼 다가왔다.


(원법행.46)

997호 [2009년 05월 07일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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